07. 우리 몸이 가르쳐준 질문
- guhnyulwon
- 5일 전
- 2분 분량
정현
“허리가 아프면 허리 근육이 약한 거 아닌가요?” 트레이너로 일하며 가장 자주 들었던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되묻곤 했다. “엉덩이 근육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아서 허리가 아픈 거라면요?”
몸은 언제나 원리대로 움직인다. 엉덩이와 골반 주변의 조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허리는 그 부담을 대신 떠안는다. 운동을 가르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몸이 꼭 삶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몸의 반대편에 있는 정신도 같은 원리로 이해해 보고 싶었다.
인문학 독서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운동과 인문학을 연결한 북클럽을 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니 마음이 시끄러웠다. 누가 되지는 않을까.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내게 북클럽 운영은 자만은 아닐까. 잘하는 사람을 볼수록 내 모습은 더 작아 보였다. ‘내가 북클럽을 열어도 되는 걸까?’
돌이켜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은 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왜 이것을 하고 싶은가. 내가 바라는 삶은 무엇인가. 지금 이 일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이 질문들을 놓치고 있었기에 준비해야 할 것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처음이라 불안인 줄 알았다. 하지만 불안보다 먼저 해야 할 질문이 있었던 것이다. 허리가 아프다고 허리만 바라보지 않듯, 불안하다고 불안만 바라볼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금 내 불안은 무엇을 대신하고 있을까?’, ‘내 안에서 무엇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을까?’
그 질문은 현재의 나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
내가 하지 않고 있던 것은 북클럽 호스트로서의 준비였다.
타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연습.
말 뒤에 숨은 마음을 읽는 연습.
좋은 질문을 던지는 연습.
현실의 나에게 집중하자 불안은 조금씩 잦아들고, 지금 해야 할 일만 남았다.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답을 알고 있었다. 제자리가 일을 하지 않으면 다른 곳이 대신한다. 엉덩이가 일을 멈추면 허리가 버티듯, 질문이 멈추면 판단이 대신하고, 준비가 멈추면 불안이 그 자리를 채운다. 어쩌면 우리도 불안을 없애려고 애쓰기 전에, 무엇이 제자리를 비우고 있는지 먼저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란
서로에게 답을 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잊고 있던 질문을 다시 찾게 해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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