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나에게서 ‘우리’로
최종 수정일: 7월 26일
[THE 건율원] 창간호.
‘처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교과서 첫 문장이 따라온다.
나, 너, 우리.
우리 엄마, 우리 집, 우리 동네, 우리나라.
처음에는 ‘우리 엄마’, ‘우리 집’이라는 말이 이상했다.
왜 ‘내’가 아니라 ‘우리’일까.
살아가며 알게 되었다.
‘우리’는 소유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함께 살아가는 관계의 이름이라는 것을.
글도 그랬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글은 내 생각을 남기는 일이라 여겼다. 그래서 글을 잘 쓰고 싶어 책을 읽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쌓일수록 글은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일이 되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문장 앞에 오래 머무른 적이 있다. ‘인간의 마음에는 두려움의 씨앗이 심어져 있다.’ 그 문장은 처음으로 세상이 아니라 나를 읽게 만들었다. 내가 가진 두려움을 이해하게 되자, 내 삶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삶도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는 어느새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이어졌다.
내 질문도 달라졌다.
“지금 느끼는 두려움이 없다면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답을 찾는 동안 표정과 눈빛이 달라졌다. 나를 변화시킨 한 문장이 또 다른 사람의 삶에도 스며든 것이다. 아, 그런 것이었다. 글은 내 생각을 남기는 일이 아니라, 삶을 건네는 일이었다. 지금 쓰는 글도 그렇다. 내 삶을 통과한 문장들이 또 다른 삶으로 건너간다.
‘우리’란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서로의 삶을 통과한 문장을 기꺼이 건네고 이어받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글은 나에서 끝나지 않는다.
너를 지나,
우리에게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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